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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book

(책) 도시인의 월든 (부족하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태도에 대하여) - 박혜윤

by 르미르미 2023. 9. 24.



지은이 박혜윤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신문사에서 일하다가 미국 워싱턴대학교에서 교육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미국 시골로 들어갔다.
가족들과 미국 시골에 들어가서 블루베리를 따먹고 빵을 만들면서 살고 있다.  
정기적인 임금노동에 종사하지 않으면서 원하는 만큼만 일하고도 생존할 수 있는지 궁금해 시작한 생활이 벌써 8년째




알고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만의 소소한 이유로 그다지 합리적이지도, 경제적이지도 않은 선택을 하면서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다. 삶의 실제 이야기는 적자생존처럼 단순하지 않다.

인생의 어떤 것은 모순이고, 어떤 것은 실패이고, 어떤 것은 성공인 것이 아니다. 그 모든 것이 삶이다.

문자로 된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서 혼자 혀를 찼다. ‘인류 생각의 보고가 눈앞에 있는데, 그걸 놓치고 살다니…’ 알고 보니 그들은 놓치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인간의 자신 안에서 삶의 이들을 찾아야 한다. 자연의 하루는 지극히 고요해서 인간의 게으름을 꾸짖지 않는다.

어떤 믿음이 옳고 그르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주장을 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자세가 조금 달라진다. 그때ㅐ는 나에게 질문하게 된다. “왜 나라는 사람은 그런 주장을 하는 걸까? 나는 어떤 사람일까?” 인간이 뭔가를 믿을 때 주목해야 할 것은, 그 믿음의 대상보다는 그 믿음을 선택하고 거기에 몰두하는 인간의 근본적인 공통점일지도 모른다.

‘license’, 흔히 자격으로 번역되는 이 말은 우리에게 주어지는 더 많은 자유를 의미한다. 고독을 해결하고, 가난을 타파하고, 약함을 강함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고독, 가난, 약함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고정된 한계 자체가 넓어지는 것이다.

나는 인생의 성공과 실패가 내가 뭘 하든 안하든 거기에 달려 있지 않다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성공이나 실패에 별로 관심이 없는데, 그러면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남는다. 성공을 원하지 않는다거나 실패가 두렵지 않다는 게 아니다. 아무리 간절해도 그건 내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내 인생의 목적이 지금 이곳에 없는 무언가를 얻거나 도달하는 것이 아닌, 매 순간 달성할 수 있는 것이 되기를 바란다.

학부를 졸업할 무렵에는 영문학 논문을 쓰는 재미를 조금 알 듯도 했는데 대학원 진학은 포기했다. 기자도 취재를 배우기 시작할 때 포기했고, 교육 심리학 공부를 한 뒤에도 연구자나 교수가 되는 것을 포기했다. 농사 짓는 것도 본격적으로 일을 벌이기도 전에 포기했다. 굵직한 것만 늘어놔도 이렇다. 중간에 소소하게 포기한 걸 쓰자면 책 한 권도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할 때는 정말 열정적으로 했다. 가끔은 내 소질과 맞는 좋은 기회가 찾아오기도 했다. 그런데 언제나 아무것도 되고 싶지 않다는 욕구가 스멀스멀 도졌다. 치명적인 문제라고 생각한 만큼 분석도 해봤다. ‘치열한 최종 승부를 봐야 할 때 마지막 실패가 두려워서 도망가는 걸까?’ ‘잠이 많고 게으른 체질이라 그런 걸까?‘ ’인생의 쓴맛을 본 적이 없어 나약해서 그러는 걸까?‘ 아마 모두 어느 정도 맞을 것이다. 그러나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원하는 게 없는 건 도무지 고쳐지지 않았다.

학위를 받을 때 즈음에는 이 공부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이미 다 받은 것 같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공부가 내가 늘 틀렸을 수도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이제 와서 돌이켜 보니 교수가 되려고 치열하게 노력해보았어도 되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후회나 미련이 있어서가 아니라, 내가 틀렸을 수도 있기 때문에. 뭐가 되지 않아도 괜찮은 만큼이나 무엇이 되어도 그런대로 괜찮았을 거라는 이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나는 아마도 이 길을 걸어야 했던 것이다.

돼지도 살아가고 나도 살아간다. ”어떻게 살아갈 수 있나, 왜 살아가“라고 스스로에게 묻지 않는다. 돼지든, 도전이든, 조던의 희생자든, 바람둥이든 살아간다. 물론 돼지는 돼지로 살아가고, 조던은 조던으로, 나는 나로 살아간다. 조던의 행위는 비난받아야 하고 처벌받아야 한다. 하지만 설사 그가 이 무의미한 세상에서 처벌을 피해갔다고 해서 분노하는 마음은 들지 않는다. 그의 물고기 연구가 사실은 근거 없는 행위였다 해도 그가 물고기를 그렇게 열심히 바라봤따는 것의 ’의미‘가 사라진다고 생각지도 않는다.

”이미 해본 걸 왜 또 하지?“ 소로는 정해진 학문의 체계에 자신을 맞추는 학자도, 최고의 연필 장인도 되고 싶지 않았다. 그는 그저 자기 자신이 되고 싶었다.




먼저, 이 책을 읽고 나서 정말 많은 위로를 받았고, 크게 공감했다. 나는 최근에 학위를 받았다. 학위를 받고 나면 조금 더 도전해서 커리어를 발전시키고 나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한 번 가본 길에 흥미가 좀 떨어졌다. 전문성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왠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든다. 나는 완전히 새로운 길에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런 생각이 들 때, 포기하면 안되는 건가 싶은데 포기든 뭐든 문제가 없다. 내가 가고 싶은 길을 가다보면 그것이 다 삶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또 뭐가 되지 않아도 괜찮은 만큼 무엇이 되어도 그런대로 괜찮을 거라는 말을 들으니 나중에 후회가 되려나 싶기도 하다. 결론은 최근의 나의 고민에 많은 위로가 되는 책이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내 멋대로 살아도 된다는 용기를 얻었다. 앞으로 삶의 의미를 찾기 보다 아름답게 살아가는 삶의 태도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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