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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book

(책) 레슨 인 케미스트리 - 보니 가머스

by 르미르미 2023. 2. 6.

여자가 과학자가 될 수 있다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던 1960년대.
화학자 엘리자베스 조트의 이야기이다.
제목처럼 화학에서 배우는 인생 수업같은 내용이다.

실험실에서 연구를 하다보니 실험실 나오는 내용이면 늘 반갑게 접하는 편인데 특히 재밌는 내용이었다. 여성 과학자가 한명도 없던 시절의 여성과학자로서 살아가는 엘리자베스 조트의 열정이 정말 대단하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나면 갑자기 화학이 재밌게 느껴지고 학교 다닐 때 열심히 할 걸 그랬다는 후회도 좀 생긴다.


작가 보니 가머스님은 미국과 영국에서 카피라이터이자 크레이티브 디렉터로 일했고 65살에 이 소설로 처음 데뷔했다. 놀라워!



아버지는 감옥에 갔고 어머니는 브라질로 이민을 갔다. 자신이 가장 따르고 좋아하던 오빠는 자살을 했다. 행복하지 않은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그녀는 총명했고 과학자라는 꿈이 있었다. 그렇게 석사과정을 시작했다. 하지만 교수는 끔찍했다. 그녀에게 성폭행을 시도했지만 그 일로 학교를 그만두어야 하는 건 엘리자베스 조트였다. 그렇게 석사 학위만 가진채로 헤이스팅스 연구소에 갔다. 박사학위가 없어서 무시당했고 무엇보다 그녀는 여자였다. 그 연구소에 여자 과학자는 오직 그녀 뿐이었다. 그 곳에서 영혼의 반려자 캘빈 에번스를 만났다.

엘리자베스 조트와는 달리 캘빈은 헤이스팅스 연구소의 중요한 인물이었다. 매년 노벨상 후보에 올랐다. 둘 사이를 둘러싼 안 좋은 소문들도 많았지만 두 사람은 신경 쓸 이유가 없었다. 둘은 사랑했고, 강아지 ‘여섯시-삼십분‘와 함께 행복했다. 둘의 대화는 끊이지 않았다. 그녀의 연구를 이해해주는 것은 캘빈뿐이었다. 조정도 함께 했다. 그러나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어느날 ‘여섯시-삼십분’과 함께 조깅을 하러 나간 캘빈 에번스는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만다. 캘빈은 그렇게 떠났고 이별 선물을 남기고 갔다.

엘리자베스가 결혼하지 않은 상태로 임신을 했기 때문에 연구소에서 해고 당했다. 그러자 그녀는 주방을 실험실로 만들었다. 그리고 매들린이 태어났다. 과학자의 꿈을 가지고 다시 헤이스팅스 연구소로 되돌아 갔지만 그녀가 하고 싶은 연구는 전혀 할 수 없었다. 심지어 화학 과장 도나티는 그녀가 했던 오랫동안 해 온 연구를 자신의 것 처럼 속여서 논문을 냈다. 분노할 일만 가득한데 매들린의 유치원 친구가 자꾸 매들린의 점심 식사를 뺏어먹어 매들린의 영양 섭취를 막는다. 엘리자베스는 어맨다 파인이라는 아이의 아버지 월터를 찾아간다.

월터는 방송 피디였다. 새로운 아이템을 찾는 도중 엘리자베스에게 요리 프로그램을 제안한다. 엘리자베스는 돈이 필요했고 요리를 잘했다. 요리는 과학, 따지면 화학이었기 때문이다. 월터가 처음 제안한 요리 프로그램은 엘리자베스가 하려고 한 요리 프로그램과 좀 달랐지만 엘리자베스가 이겼다. 엘리자베스의 요리(화학) 강의를 사람들은 좋아했다. 요리 강의를 하면서 힘든 일도 많았지만 엘리자베스는 꿈을 잃지 않았고 화학자로서의 삶을 계속해나간다.


  
난 제2의 밀레바 아인슈타인이나 에스터 레더버그가 되고 싶지 않아.
- 밀레바 아인슈타인. 세르비아의 과학자로 아인슈타인과 결혼했다가 이혼했다.
- 에스터 레더버그. 미국의 미생물학자이자 세균 유전학의 선구자. 노벨상 수상자인 조슈아 레더버그의 아내였던 그녀는 미생물학에 혁혁한 공을 세웠음에도 대학교 종신 교수직을 제안받은 적이 없었으며 학계는 그녀의 성취가 남편 덕택이라고 여겼다.

인류 역사상 가장 비과학적인 실험, 즉 ‘인간 키우기’ 실험을 해야 하는 선도적인 과학자가 되었다.

“육아가 너무나 행복한 순간이 온다던데…. 전 아기를 낳고 싶었던 적이 한 번도 없어요. 그런데 아기를 낳았다고요. 부끄럽지만 저는 얘를 어디다 갖다 버리고 싶은 마음이 적어도 두 번은 들었거든요.“
”두 번? 그런 마음이 스무 번 든다 해도 절대 많은 게 아니에요.“

사실 생각해보면 조정은 아이 키우는 거랑 아주 흡사합니다. 조정도 육아도 인내심과 지구력, 힘과 헌신이 필요하니까요. 우리가 어디로 가게 될지 보지 못한다는 것도 그래요. 오로지 우리가 어디까지 왔나만 볼 수 있죠. 이렇게 생각하면 아주 안심이 됩니다.

저는 [6시 저녁 식사]를 통해서 화학을 가르치고 싶었어요. 여자들이 화학을 이해한다면, 세상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이해하기 시작할 테니까요.

요리는 화학입니다. 화학은 생명이지요. 모든 것을 바꾸는 여러분의 능력, 바로 자신을 바꾸는 능력도 바로 여기서 시작됩니다.

화학은 삶과 불가분의 관계를 이룹니다. 그 말에 따르면 화학은 바로 삶입니다.

자신에 대한 의심이 들 때 마다, 두려움을 느낄 때마다 이것만 기억하십시오. 용기는 변화의 뿌리라는 말을요. 화학적으로 우리는 변화할 수 있게 만들어진 존재입니다. 그러니 내일 아침 일어나면 다짐하십시오. 무엇도 나 자신을 막을 수 없다고. 내가 뭘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지 더는 다른 사람의 의견에 따라 규정하지 말자고. 누구도 더는 성별이나 인종, 경제적 수준이나 종교 같은 쓸모없는 범주로 나를 분류하게 두지 말자고. 여러분의 재능을 잠재우지 마십시오. 숙녀분들. 여러분의 미래를 직접 그렵십시오. 오늘 집에 가시면 본인이 무엇을 바꿀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그리고 시작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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