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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book

(책) 지구를 구한다는 거짓말 UNSETTLED 스티븐 E.쿠닌

by 르미르미 2024. 10. 8.

도서관 메인 코너에 DP 되어 있어서 읽게 된 책이다. 

아마존 선정 2021년 최고의 과학책 

환경을 생각하는 당신이 들어보지 못한 지구과학 이야기 

 

당연히 지구를 구한다는 거짓말을 하면서 사실은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는 내용의 책일 줄 알았으나 반전 아니었다. 

환경을 구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과학적으로 잘 알려진 사실은 아직 없다는 그런 전반적인 내용! 

 

 

스티븐 E.쿠닌 Steven E. Koonin

미국에서 가장 탁월한 과학자 중 한 명으로,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 회원이며 과학정책의 지도자급 인물. 

칼텍에서 물리학 학사 학위, MIT에서 이론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칼텍에서 이론물리학 교수로 30여 년간 재직. 

 

나는 과학자다. 지구 현상을 관찰과 측정을 통해 이해하고 그로부터 얻은 의미와 놀라운 발견을 바르게 전달하기 위해 일하는 사람이다. 과학자들의 고유한 역할에는 특별한 책임이 따른다. 우리는 논쟁이 있을 때 객관적인 과학을 제시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들이며, 그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학자의 윤리적 의무다.

 

인간이 기후에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미래에는 이 영향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
기후는 인간(과 자연의)의 영향에 어떻게 반응하는가?
기후의 반응은 생태계와 사회에 어떤 파장을 가져왔나?

 

불확실성 이해하기
우리가 배우는 과학은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확실한 사실의 집합체이다. 그러다 과학을 실제로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이런 사실들이 수많은 관찰과 실험에 근거한 일련의 논리적 추론을 거쳐 힘들게 얻은 것임을 깨닫는다. 과학을 하는 과정은 단편적인 지식을 수집하는 과정이라기보다 알고 있는 것에서 불확실성을 없애는 과정에 가깝다. 우리가 그 과정의 어느 단계에 있느냐에 따라 그 지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한다.

 

 

 

물리학자의 입장에서 기후 과학이 충분히 과학적이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가 지적하는 핵심은, 기후 과학이 일반 대중에게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대중을 대상으로 설명할 때 사실이 과장되거나 부풀려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언론은 종종 '지구가 불타고 있다'라고 표현하지만, 퀴닌은 이를 실제보다 과장된 표현이라고 비판하며, 현재의 상황은 '미지근한' 상태에 가깝다고 주장한다. 

또한 과거보다 더 많은 폭염이나 태풍 같은 이상기후가 보고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과거의 기록이 신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과거에는 기후 관련 현상을 기록하는 것이 어려웠고, 현재는 기술 발전 덕분에 더 작은 태풍이나 더 멀리 떨어진 지역의 태풍까지도 관찰할 수 있어, 이상기후가 실제로 늘어난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기온 상승에 대한 언론의 보도 역시 퀴닌은 비판한다. 많은 보고서에서 기온이 급격히 상승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최고 기온은 크게 변하지 않았고, 최저 기온만 상승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그래프의 y축을 상대 비율로 표현해 마치 기온이 드라마틱하게 증가한 것처럼 보이도록 만들었다고 비판한다. 

 

 

 

책을 읽으면서 마치 여러 논문을 연달아 읽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다양한 논문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를 제시하다 보니 학술적인 내용이 많았고, 이에 따라 무조건적으로 기후 위기를 두려워하기보다는 과학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생각해야겠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기후과학 자체보다는 과학자라는 정체성에 더 집중하게 되었다. 연구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단순한 연구의 어려움 외에도 수많은 도전과 좌절이 따른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되었고, 독립적인 연구자의 삶은 박사과정 이상의 스트레스를 수반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이 책이 환경을 보호하라는 것인지 아니면 과장된 반응을 경계하라는 것인지 명확하지는 않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결말이야말로 저자인 듯하다. 스스로 생각하고 결론 내리기. 

 

 

p259

대의명분이 뭐든 간에 뉴스도 결국 사업이다. 요즘과 같은 디지털 시대에는 클릭과 공유라는 형태로 독자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다. 극단적인 날씨에 장기적인 변화가 거의 없다는 과학적 실체를 보도하는 것은 핏물이 흐르는 곳에 특종이 있다는 언론 정신과는 맞지 않는다. 반면 세계 어디든지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뒷받침하는 극단적인 날씨 이야기가 항상 존재한다. 

조직과 구성원이 바뀌는 것도 언론이 과학을 잘못 전달하게 만드는 원인이다. 뉴스 편집실이 대거 사라지고 진지한 심층 보도가 줄고 있다. 기후를 보도하는 기자들 대다수의 출신 배경이 과학과 무관하다. 이게 특히 문제다. 앞서 본 것처럼 평가보고서 자체가 유독 비전문가들 사이에서 혼란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 기사는 언제나 뉘앙스가 중요하기 때문에 시간과 연구가 필요하다. 안타깝게도 뉴스의 보도 주기는 미친 듯이 빨라지고 기자와 편집자는 그 어느 때보다 시간에 쫓기고 있다. 현대 미디어의 다양성과 보편성은 신선한 콘텐츠에 대한 수요뿐 아니라 기사를 제일 먼저 게재하려는 경쟁도 증가시켰다. 과학자들과 마찬가지로 기자도 편견을 버려야 한다는 직업적 규범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편견이 깨끗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p267

나는 이러한 제도적 압박이 실재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정부든 기업이든 환경단체든 어디에서 일하더라도 따라야 할 메시지가 있다. 학계에는 언론의 관심을 끌고 지속적인 연구비를 확보해야 한다는 압박이 존재한다. 승진과 종신 교수직도 걸려 있다. 동료들을 보면서 느끼는 압박도 무시할 수 없다. 적잖은 기후위기 반대론자들이 기후가 파괴되었다는 대세에 반하는 자료를 공개했다는 이유로 대중에게 맹비난을 받고 자신의 미래 직업 전망도 위협받고 있다. 

기후과학에서 중심이 되는 문제는 데이터가 어떤 기준으로도 충분하지 못할 때 당신이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다. 내가 만약 3년 동안 데이터를 분석했는데 유일하게 내놓을 수 있는 결론이 데이터가 질문에 답하기에 불충분하다라면 어떻게 논문을 발표할 수 있겠나? 어떻게 연구비를 계속 받을 수 있겠나? 그래서 보통 택하는 방법이 불확실성 계산을 왜곡하거나 아니면 아예 전부 무시해 버리고 뉴욕타임즈가 기사로 다룰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발표하는 것이다. 

 

p277

과학은 테스트를 통해 단계별로 발전하는 지식의 집합체다. 만약 각 단계가 탄탄하고 확실하다면, 연구자들은 초고속 백신 개발이나 최신 정보기술과 같은 놀라운 단계에 매우 빠르게 도달할 수 있다. 한 연구자가 온전한 새 지식을 만들어냈는지 알아보기 위해 다른 연구자들이 실험 및 관찰 결과를 면밀히 검토하고 때로 이의를 제기하거나 새로운 모델과 이론을 만든다. 측정은 제대로 했는가? 실험 통제가 적절히 이루어졌는가? 결과가 사전에 알고 있던 바와 일치하는가?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온 이유는 무엇인가? 점차 방대해지는 과학 지식 체계에 새로운 결과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이러한 질문에 만족스러운 답변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과학 학술지의 동료 검토는 새로운 연구 결과를 면밀히 조사하고 이의를 제기하기 위한 메커니즘이다. 그 과정에서는 독립적인 개별 전문가들이 연구 결과를 기술한 초안을 분석하고 비판한다. 저자들이 이 비판에 회신하면 제삼자인 심사위원이 판단하고 학술지 편집장에게 출간을 추천하거나 논문 수정 방향을 제안한다. 

 

p348

나는 일부러 규정하지 않고 설명하는 방식을 택했다. 과학적 사실과 이 사실에 내포된 확실성과 불확실성, 그리고 그에 따른 선택지를 제시하기로 한 것이다. 그것은 과학자가 비전문가에게 조언할 때 취해야 할 적절한 자세다. 그 비전문가가 여타 분야의 과학자, 일분 대중, 정부나 산업계의 의사결정권자일 수도 있고, 조언의 주제가 기후든 에너지든 핵 테러든 인간 게놈 프로젝트든 상관없다. 책임 있는 과학자들이 해야 하는 거의 문제를 할 수 있는 것이나 하려고 하는 것의 문제와 세심하게 구별한다 해도 누구나 각자의 의견을 갖고 있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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