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판결을 다시 생각한다. 한국사회를 움직인 대법원 10대 논쟁

아 요즘 친구들과 랜선 독서 모임을 하고 있다. (세상에 멋져)

처음 모임에서 한 친구가 '법의 이유'라는 책에 대해서 소개해 주었고 

또 다른 친구는 '판결과 정의'라는 책의 내용에 대해 추가적인 소개를 해주었다. 

늘 소설책과 에세이 등의 책을 읽었었는데 새로운 종류의 책 내용에 대해 들으니 아주 흥미로웠다. 

 

그래서 이번에는 판결과 정의의 저자이신 김영란 전 대법관님이 2015년에 발행한 책

'판결을 다시 생각한다'를 읽게 되었다. 

 

한국사회를 움직인 대법원 10대 논쟁이라는 소제목처럼 책은 총 10가지의 주제로 이루어져 있다. 

 

1. 존엄하게 죽을 권리 vs 생명을 보호할 의무 - 김 할머니 사건

2. 주식회사는 누구의 것인가 - 삼성 사건 

3. 표현의 자유는 어디까지인가 - 포탈사이트 명예훼손 사건 

4. 종교의 자유는 어디까지 보장되는가 - 양심적 병역거부와 K군 사건 

5. 교육의 공공성 vs 사립학교의 자율성 - 상지대 사건 

6. 성 소수자의 기본권 vs 사회 통념의 한계 - 성전환자 성별 정정 사건 

7. 변화하는 전통과 장남의 권한 - 호주제 폐지 이후의 관습법 

8. 환경의 가치 vs 대규모 국책사업의 가치 - 새만금, 천성산, 4대강 

9. 출퇴근, 업무의 연장인가 아닌가 - 출퇴근 재해에 대한 사회적 합의 

10. 퇴직금은 무엇을 보장해야 하는가 - 퇴직금 분할지급 사건 

 

사회 문제가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나도 (늘 반성하는 부분 ㅎㅎ) 

한번쯤은 들어보고 생각해 보았을 만큼 이슈가 되었던 사례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학창 시절 토론? 글짓기? 주제로도 종종 등장하던 10대 논쟁은 

법적인 내용을 기반으로 한 주장을 보니 또 다른 느낌이었다. 

 

흔히 대법원은 수도원이나 절간에 비유된다고 한다. 기록에 파묻혀서 지내야 하고, 사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들과의 교제도 끊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법관님들은 재임기간 동안 사건기록을 읽고, 동료 대법관들, 연구관들과 토론하고 판결문을 작성하는 일을 한다. 그 이유는 2주에 한 번씩 열리는 소부의 합의와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는 전원 합의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거기서 합의를 마치면 그 결과에 따라 판결문을 쓴다고 한다. 

 

대법원의 재판은 원칙적으로 전원 합의로 하되, 판례의 변경이라든지 명령 또는 규칙의 헌법 위반이나 법률 위반 등의 사건 외에는 소부에서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소부의 판결은 구성 대법관들 전원의 의견이 일치해야만 선고할 수 있고 전원 합의는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결론을 내린다. 다만 다수의견과 반대되는 의견을 내거나 별개의견을 낸 대법관의 이름과 그 내용을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별개 의견이란 다수의견과 결론은 같으나 결론에 이르는 논리는 전혀 다른 경우에 쓰는 의견이다. 일반적으로 소수의견은 반대의견과 별개의견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그 밖에도 보충의견이 있다. 다수의견, 반대의견, 별개의견에 대해 미진한 부분을 그 의견에 가담한 대법관들 전부 또는 일부의 이름으로 보충하는 의견이다. 

 

대통령이나 국회의원과는 달리 대법관은 선거제도에 의해 선출되지 않으므로 판결이 국민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으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서 다수의견을 이끌어냈는지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다수의견, 소수의견, 별개의견 등 다양한 의견을 담고 있는 전원합의체 판결은 지금 이 시점에 통용되는 법이 무엇인지를 논쟁적으로 제시한다. 전원합의 판결의 논리 전개를 읽어보면 우리 사회가 어떤 변화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옳은지를 짐작할 수 있다. 

 

다수의견의 반대의견이라고 하더라도 의견이 일치 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거기에서 논하는 법률적인 접근?이 전혀 달랐다. 다수의견과 결론은 같으나 결론에 이르는 논리가 다른 별개의견과는 또 달랐다. 

 

모든 주제가 다 흥미로웠지만 개인적으로 특히 흥미로웠던 주제는 

3. 표현의 자유는 어디까지인가 - 포탈사이트 명예훼손 사건 

4. 종교의 자유는 어디까지 보장되는가 - 양심적 병역거부와 K군 사건 이다.  

 

포탈사이트 명예훼손 사건

나는 내용이 사실이라면 뭐 기업이라던지 개인이 내려달라고 요청을 하더라도 국민의 알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아니었다. 포탈사이트에 올라온 내용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명예훼손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놀라운 사실이었다. 특히 이 부분은 내가 아주 재미있게 보았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검블유' 와도 연관이 있어서 더욱 흥미로웠다. 

 

종교의 자유는 어디까지 보장되는가

종교는 항상 민감한 주제이다. 2020년 현재는 양심적 병역거부말고 종교적 신앙에 따른 병역 거부자 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교정시설에서 36개월간 근무하기로 했다고 한다. 대법원에서는 입법권의 영역이라고 판결을 내렸고 2015년 이 책에서는 입법의 전망은 밝지 않다고 적혀있지만 2020년 입법적인 변화가 생겨서 사회가 많이 변하고 있구나 느낀다. 그리고 K군 사건 같은 경우에는 조금 더 흥미로웠다. 나는 평준화 지역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그 때 까지 종교적인 목적으로 세운 학교를 다니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대학에 진학 한 후 종교적인 목적으로 세운 학교가 존재하고 거기에서는 종교 교육을 진행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종교에는 자유가 있는 것인데 교육 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 매우 놀라웠다. 하지만 그런 목적으로 세워진 학교니까 학교의 입장은 또 이해가 간다. 하지만 K군의 사례처럼 평준화 지역 고등학교라면 또 말이 달라지지 않나 생각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최선은 종교적인 목적으로 세워진 학교라면 평준화 학교에 포함시키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아주 어려운 문제이다.  

 

 

추가적으로 이 책과 관련하여 독서 모임에서 다양한 주제들에 대하여 이야기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 

 

1. 당신이 요즘 관심을 가지는 사회 문제

2. (6) 사회 통념이라는 것은 시간에 따라서 바뀌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성소수자에 대해서 사회적 통념이 어디까지 왔는가. 

그리고 그 방향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3. (8) 원자력 발전으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 vs 국민의 안전할 권리

 

낙태죄, 공무원지방할당제, 민식이법, 전공의 파업, 소셜딜레마 등 흥미로운 주제들이 많았고, 

전공자 친구의 멋진 설명으로 원자력 발전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김영란 전 대법관은 2004년 우리나라 사법사상 최초의 여성 대법관으로 임명되어 6년간 대법관으로 재직하면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배려하고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위해 노력해 소수자의 대법관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전관예우를 거부한 아름다운 퇴임 이후에도 우리 사회 부정부패에 맞선 김영란법을 제안해 큰 사회적 찬사를 받아온 김영란 전 대법관이 스스로의 판결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연 책이다. 재직 당시 참여한 중요 판결들을 꼽아 판결의 의미와 배경, 논쟁의 과정을 꼼꼼히 되짚고 개인적인 견해와 반성을 솔직하게 담아 냈다. [인터넷 교보문고] 

 

 

가을은 독서의 계절~ 

근데 벌써 겨울이 오고 있다. ㅠ 

너무 기분이 좋았던 날의 사진을 마지막으로 포스팅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