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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book

(책) 두 명의 애인과 삽니다.

by 르미르미 2021. 5. 30.

5월 독서 모임 도서로 선정된 '두 명의 애인과 삽니다'. 

홍승은 저자의 폴리아모리 에세이이다.

 

개인적으로 폴리아모리라는 단어를 처음 듣게 되었는데 그 개념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가 이 책이라서 다행인 것 같다. 

 

폴리아모리란 두 사람 이상을 사랑하는 다자간 사랑을 뜻하는 말이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한 사람을 사랑하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다자간의 사랑을 하는 사람들을 떠올리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기 쉽다. 하지만 이 책을 읽게 됨으로써 이런 관계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세상에 정답은 없기 때문에 우리가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는 것도 잘못된 일일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냥 생각 해보았을 때 승은님의 두 애인 우주님과 지민님이 많이 힘들 것이라고 예상하였는데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며 공감을 하는 존재가 되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다. 

 

나는 이 책에서 처음 접했지만 독서 모임을 함께하는 친구들은 이미 알고 있는 사람도 여럿있었다. 친구들은 주변에서 상대의 일방적인? 폴리아모리 선언으로 인하여 울며 겨자먹기로 관계를 이어나가며 아주 힘들어하던 기억이 있어 이 개념에 대해서 상당히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한다. 개념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닌데! 상대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 이 책을 읽고 다시 한번 생각해보길~~ 

 

 

폴리아모리라는 개념에 대해서 배운 것도 좋았지만 사랑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어 좋았다. 

 

 

p12.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우리를 '이상한 관계'라고 평가하는 걸까. 바깥의 소란이 고요한 일상에 부딪힐 때마다 차곡차곡 질문을 쌓았다. 정말 사랑에 정답이 있을까, 왜 이성애 일대일 연애만이 '정상'이라고 믿게 되었을까, 왜 사랑의 종착역은 결혼이어야 하며, 왜 그 사랑은 종종 폭력과 억압과 통제와 같은 얼굴이 될까. 그렇다면 사랑은 뭘까. 왜 사랑은 꼭 연애라는 이름표를 달아야 하며, 왜 우리는 영혼의 반쪽을 찾아야 온전해진다고 믿게 된 걸까. 왜 나를 돌봐주던 무수한 관계 중에 연인과 가족만이 가장 가치 있는 관계로 인정받을까. 질문을 좇다 보면 결국 다시 묻게 된다. 내가 이상한지, 아니면 세상이 이상한지 말이다. 뒤엉키며 자라는 질문 속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질문을 놓지 않는 수밖에 없다. 

 

p37. 흔히 폴리아모리는 '다자연애'라고만 알려져 있지만, 나에게 폴리아모리는 '비독점'과 '합의'를 위한 노력과 같은 말로 다가왔다. 상대방의 모든 것을 소유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서로의 고유성을 존중하고, 설사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더라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소통하고, 소유만이 사랑의 방식이 아님을 인정하는 관계. 나는 예비 가족이 되기 위한 스텝이 아닌 고유한 스텝을 밟고 싶었다. '폴리아모리' 자체에 초점을 맞추었다기보다 나만의 사랑을 살아가고 싶었다는 말이 정확하겠다. 

 

p39. 사랑은 무한해도 시간은 유한했기에 일상을 조율하는 것이 매번 막막했다. 

 

p55. 타인과 함께 사는 일은 서로의 생활 습관, 집이라는 장소에 대한 인식과 시선의 차이를 알아차리면서 화들짝 놀라는 일이 아닐까. 놀란 뒤 필요한 건 서로에게 맞춰 가려는 의지와 노력이다. 병아리의 말처럼, 함께 살기 위해서는 서로를 정!말! 사랑해야 한다. 사랑이 추상적인 감정이 아니라 노동이라면, 정말 사랑한다는 말은 정말 열심히 노동하겠다는 의지와 같은 말이다. 관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감정노동, 가사노동, 돌봄노동 등의 다양한 노동을 어느 한쪽만 감수해선 안 된다. 사랑한다는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노동이 서로를 살아 있게 하니까. 제발 사랑(노동)해 주세요. 

 

p78. 사랑은 개인적인 감정일지 몰라도, 그 사랑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타자와 사회의 품이 필요하다는 걸 실감한다. 

 

p94. 제가 생각하기에 사랑은 불안을 견디려는 의지인 것 같아요.

 

p186. 기존의 질서가 허물어지는 이유는 이미 일상이 지옥인 사람들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말을 덧붙이고 싶어요. 

 

p188. 저는 정신 수양이든 뭐든 노력을 통해 가꾸지 않는 관계는 폭력이나 불평등으로 연결되기 쉽다고 생각해요. 제가 폴리아모리를 정체성이나 특정한 성향이 아니라고 보는 이유가, 누구나 관계 속에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p241. 두 사람과 만나고 꽤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내가 처음보다 지금을 믿을 수 있는 이유는 우리의 매일이 서로를 향한 존중과 노력으로 채워져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가끔 로맨스 영화를 보면서 가슴 뛰고 설렜던 과거를 그리워하기도 하지만, 그 감정마저도 숨기지 않고 대화하며 다른 가능성을 모색 할 수 있는 연인이니 충분하지 않은가! 나는 열정적인 처음보다 안정과 신뢰로 채워진 지금을 소중히 여기기로 했다. 모든 관계는 처음보다 지금이 중요하니까. 

 

p272. 가족회의처럼 꼭 지켜야 할 일정을 제외하면 최대한 개인 일정을 존중하는 편이다. 자기만의 시간과 관계가 보장되지 않으면 언제든 권태가 침투할 수 있으니까. '우리' 안에 모든 걸 포함시키려고 하면 '우리'는 어느새 서로를 가두는 우리(cage)가 될 테니까. 무엇보다, 다른 관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난 뒤에 집에 돌아온 한 사람의 에너지는 함께 사는 구성원에게도 기분 좋게 전염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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