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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Biology

[면역학] 3. 면역세포 총정리 – 호중구, 대식세포, T세포…

by 르미르미 2025. 6. 19.

면역세포는 병원체와 싸우는 주역이다.
하지만 종류가 워낙 다양해 자칫하면 헷갈리기 쉽다.
이번 편에서는 면역세포의 탄생, 분화, 역할을 한눈에 정리해본다.


모든 면역세포의 출발점: 조혈모세포 (Hematopoietic stem cell)

우리 몸의 모든 혈액 세포, 즉 적혈구, 백혈구(면역 세포), 혈소판 등은 모두 골수(Bone Marrow)에 있는 특별한 세포인 조혈모세포(Hematopoietic Stem Cell, HSC)에서 시작한다. 이 조혈모세포는 마치 모든 혈액 세포의 '어머니'와 같아서, 필요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다.

 

조혈모세포는 크게 두 가지 계열로 분화한다.

  • 골수계 전구세포 (Myeloid Progenitor): 선천 면역에 주로 관여하는 세포들로 분화한다. (예: 호중구, 대식세포, 비만세포 등)
  • 림프계 전구세포 (Lymphoid Progenitor): 적응 면역에 주로 관여하는 세포들로 분화한다. (예: T 세포, B 세포, NK 세포 등)

이러한 분화 과정은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종류의 세포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핵심 메커니즘이다.

 

 

Sungwoong Kim, et al., (2019) Multiscale engineering of immune cells and lymphoid organs, Nat rev Mat

형태학적 분류: 과립구 vs 무과립구?

의학·해부학에서는 다음처럼 형태에 따라 면역세포를 구분하기도 한다:

분류포함 세포특징
과립구 (Granulocytes) 호중구, 호산구, 호염기구 과립이 많고 염색 특성 뚜렷
무과립구 (Agranulocytes) 림프구(T, B, NK), 단핵구 핵이 둥글고, 과립 적음

하지만 이 분류는 기능을 설명하기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이 시리즈에서는 ‘기능 중심’ 분류 방식을 따르기로 한다.


기능 중심 분류: 주요 면역 세포의 종류와 역할

1. 림프계 유래 면역세포 – 적응 면역의 핵심

림프계 전구세포에서 유래하며, 특정 병원체에 대한 기억을 형성하여 더 정교하고 강력한 방어를 제공한다.

  • B세포 (B cell)
    • 항체를 생산하는 세포이다.
    • 항원을 인식하면 형질세포(plasma cell)로 분화하여 항체를 대량 생산한다.
    • 일부는 기억 B세포로 남아 면역 기억을 형성하여 다음 감염에 대비한다.
    • 골수에서 생성되고 성숙한다.
  • T세포 (T cell)
    • 세포성 면역의 주역이다.
    • 흉선(Thymus)에서 성숙하며, 이름도 여기서 따왔다.
    • 주요 유형:
      • 도움 T세포 (Helper T cell, CD4+ T cell): 다른 면역세포(B세포, 대식세포 등)의 활성화를 돕는 지휘관 역할을 한다.
      • 세포독성 T세포 (Cytotoxic T lymphocyte, CTL, CD8+ T cell):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직접 찾아 파괴하는 킬러 역할을 한다.
    • 확장 예정: Treg, Th1, Th2, Th17 등 다양한 T세포 서브셋에 대한 내용은 다음 파트에서 더 자세히 다룬다.
  • NK세포 (Natural Killer cell)
    • 비특이적으로 감염세포나 암세포를 제거한다.
    • T세포와 달리 항원 특이성이 없어도 즉시 반응할 수 있어 선천 면역에 가까운 성격을 보인다.
    • 림프계 전구세포에서 유래하지만, 기능적으로는 선천 면역의 중요한 구성원이다.

2. 골수계 유래 면역세포 – 선천 면역의 실무자

골수계 전구세포에서 유래하며, 우리 몸의 첫 번째 방어선이자 즉각적인 반응을 담당한다.

  • 대식세포 (Macrophage)
    • 병원체를 포식(Phagocytosis)하고 사이토카인을 분비하여 염증 반응을 유도한다.
    • 항원제시세포(APC) 역할도 수행하여, 탐식한 항원을 T세포에 제시함으로써 선천 면역과 적응 면역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한다.
    • 혈액 내 단핵구(Monocyte)가 조직으로 이동하여 분화된 세포이다.
  • 수지상세포 (Dendritic cell)
    • 가장 강력한 항원제시세포로 불린다.
    • 외부 항원을 포획하여 MHC(주조직적합성 복합체) 분자에 담아 림프절로 이동한 뒤, T세포에 전달하여 적응 면역 반응을 개시하는 핵심 브릿지이다.
    • 선천 면역과 후천 면역을 연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 호중구 (Neutrophil)
    • 백혈구 중 가장 많고, 가장 빠른 전투병이다.
    • 감염 부위로 신속히 이동하여 병원체를 직접 파괴한다.
    • 수명이 짧으며, 죽은 뒤 고름(pus)의 주성분이 된다.
  • 호산구 (Eosinophil)
    • 기생충 방어알레르기 반응에 관여한다.
    • 과립 내 물질을 분비하여 기생충을 공격한다.
  • 호염구 (Basophil)
    • 호산구와 함께 기생충 방어알레르기 반응에 관여한다.
    • 히스타민 및 다른 염증 매개 물질을 분비하여 염증 반응과 혈관 투과성 증가에 기여한다.

3. 조직 상주 면역세포 – 각 장기의 전담 방위군

일부 면역세포는 특정 조직에 '주둔군'처럼 상주한다.

이들은 일반 백혈구처럼 혈액을 순환하지 않으며, 각 장기 환경에 특화된 면역 감시자 역할을 수행한다.

 

세포 위치 특징
쿠퍼 세포 (Kupffer cell) 간에 고정된 식세포로, 간문맥을 통해 들어오는 병원체와 독성 물질을 감시한다.
미세아교세포 (Microglia) 중추신경계의 고유 면역세포로, 뇌 환경을 감시하고 신경 손상이나 감염에 반응한다.
비만세포 (Mast cell) 점막, 피부, 혈관 주변 알레르기 반응을 주도하는 세포로, 외부 항원에 노출 시 히스타민 등을 분비한다.

 


면역세포는 ‘연합작전’을 수행한다

면역 세포들은 각자 고유의 역할이 있지만, 혼자가 아니라 팀으로 작동한다. 이들은 끊임없이 소통하고 협력하며 복잡한 면역 반응을 완성한다.

  • 예를 들어, 대식세포는 침입자를 삼키고 그 정보를 수지상세포에 넘긴다.
  • 수지상세포는 이 정보를 가지고 림프절로 이동하여 T세포를 활성화시킨다.
  • 활성화된 T세포는 B세포의 항체 생산을 돕거나(도움 T세포), 감염된 세포를 직접 제거한다(세포독성 T세포).
  • B세포는 항체를 만들어 병원체를 무력화하고, NK세포는 즉각적으로 비정상 세포를 제거하는 등 다양한 전사들이 동시에 움직인다.

이처럼 면역세포들은 협력과 조율을 통해 복잡한 면역 반응을 완성한다.


요약

  • 모든 면역세포는 조혈모세포에서 출발하며, 림프계 전구세포골수계 전구세포로 분화된다.
  • 면역세포는 형태(과립구/무과립구)에 따라 분류되기도 하나, 기능 중심 분류가 면역계 이해에 더 효과적이다.
  • 림프계 유래 세포는 적응 면역의 핵심이며, 골수계 유래 세포는 선천 면역의 실무자 역할을 수행한다.
  • 조직 상주 면역세포는 특정 장기에 특화된 방어군이다.
  • 면역세포들은 협력과 조율을 통해 우리 몸의 복잡한 면역반응을 완벽하게 수행한다.

다음 편에서는 면역의 첫 번째 방어선, 선천면역을 본격적으로 파헤쳐 본다. 빠르고, 무차별적이며, 생각보다 강력한 선천면역의 세계로 들어가 본다.

4. 선천면역 – 첫 번째 방어선, 어떻게 작동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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