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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완벽을 추구하다 멈춰버린 당신에게 [나태한 완벽주의자 - 피터 홀린스]

르미르미 2025. 5. 28. 22:04

완벽주의.

흔히 “100%를 추구하는 멋진 사람” 이라는 인상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는, 완벽주의는 우리를 멈춰 서게 만든다.

완벽하지 않으면 시작조차 하지 않으려 하고, 실패가 예상되면 아예 손을 떼버린다.
“그럴 바엔 그냥 안 해”라는 생각. 이것이 완벽주의가 만들어내는 진짜 모습이다.

나는 원래 ’일단 해보자‘는 쪽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그러나 블로그를 시작하고, 글을 올리고, 반응을 보다 보니 점점 욕심이 생겼다.
더 잘 쓰고 (?) 조회수도 많이 나오고 (?) 고급져 보이게… (?)
그렇게 어느 순간부터 ’완벽하지 않으면 시작도 하지 않는 나‘가 되어 버렸고, 블로그는 점점 멀어졌다.
매일 밤 잠들며 “오늘도 못 썻네.. 나 너무 게으르다…” 하고 후회했다.
그 와중에 이 책을 발견했다.
나태한 완벽주의자.
그 동안 게을러서 블로그 포스팅을 못했다고 자책했었는데, 책 제목을 보는 순간, 내가 나도 모르는 새 완벽함을 추구해서 블로그 포스팅을 미루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예시가 블로그 포스팅이지만, 이거에만 국한 된 것은 아니다..)
그렇게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나태한 완벽주의자’는 왜 실행하지 못하는가


책은 총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1. 나는 왜 나태해지는 걸까
2. 나태함을 거부하는 사고방식 훈련
3. 나태함을 이기는 작지만 강한 습관
4. 오늘부터, 꾸준한 자기관리

특히 첫 번째 파트가 인상 깊다. 여기서는 우리가 게으르게 느껴지는 진짜 이유를 8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단순히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그 안에 내면의 감정과 신념이 있다는 것이다.
• 혼란스러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때
• 두려움: 부정적인 결과를 피하려는 심리
• 고정 마인드셋: 실패에 대한 두려움, 어리석어 보일까 걱정
• 피로: 단순히 너무 지쳐서
• 무관심: “난 신경 안 써”라는 방어 뒤에 숨은 분노와 억울함
• 자기 불신: 자신에 대한 믿음 부족
• 의욕 상실: 낙담, 희망 상실
• 편안함 추구: 진짜 ‘게으름’

나는 이 파트를 읽으며, 내가 왜 블로그를 미루게 되었는지 곰곰이 되짚어보게 되었다. 중요한 건, 이 상태가 내가 게으르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비난’이 아니라 ‘이해’였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스스로를 납득시키고 다시 용기를 가질 수 있게 해주는 도구가 되었다.

몇 가지 유형은 좀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저자가 제시하는 해결책은 ”뭐야?“라는 생각이 들 만큼 간단한 것도 있는 듯 하다. 하지만 명료하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무관심이다. 처음엔 그저 의욕 없음 정도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책에서는 이 무관심이 진짜 감정의 위장일 수 있다고 말한다.

‘무관심은 목표가 진정으로 자신과 맞지 않다는 신호일 수도 있으며, 어쩌면 목표 자체가 애초부터 잘못 설정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무관심 속에 숨겨진 반항심은 반복적으로 무시된 경고 신호나, 자신 또는 타인에 의해 지속적으로 침해된 경계선에서 비롯된 감정일 때가 많다.‘

이 문장을 읽고 멈칫했다. 사실 나도 이 일을 원한 게 아니었던 건 아닐까…?

’자신의 원칙과 가치관을 다시 평가해보라. 현재의 목표가 그것들과 일치하는지 점검하기 위해 처음부터 다시 고민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목표에 대한 흥미를 잃었다면, 아마도 처음 그 목표를 설정했을 때 영감을 줬던 비전과 목적의식에서 멀어진 탓일 수 있다. 또 다른 가능성은 그 목표를 실제로 원하지 않기 때문에 화가 났을 수도 있다.’

책이 제안하는 것처럼 ‘지금의 목표가 나에게 진짜 맞는가’를 다시 점검하는 일은 쉽지 않다. 왜냐하면 스스로 어떤 일을 계속 미루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그 일이 결국 자신이 해야 할 일임을 알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단순한 일이라면 애초에 그렇게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아 있지도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일은, 아마도 이미 어느 정도 진전이 되어 있는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중간에 멈춘다는 것은 단순히 방향을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지금까지 해온 노력을 모두 내려놓아야 하는 결정이 된다. 포기한다는 감정적 무게가 두려움을 키운다.
그래서 더 미루게 된다. 그러나 그렇게 미루다 보면, 결국 아무것도 완성되지 않는다는 사실 역시 알고 있다.

이 책은 그 모순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한다. 지금의 목표가 진짜 나의 것인지, 그것이 나의 방향과 맞는지를 조심스럽게 묻는다. 그리고 그 질문을 덜 두렵게 만드는 데에서 변화는 시작된다.


다시, 작심삼일도 괜찮다


물론, 뒤의 내용은 전형적인 자기계발서에서 본 적 있는 이야기들도 있다. 습관을 만들고, 작은 성공을 반복하며, 꾸준함을 쌓아가라는 조언들. 하지만 중요한 건 잊고 있었던 것을 다시 떠올리는 계기라는 점이다. 자기계발서는 새로운 ‘비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이미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했던 것들을 다시 꺼내주는 책이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다시 블로그에 글을 쓴다. 한 편이라도 올렸다는 사실이 나에게는 의미가 있다. 세상에 완벽한 글은 없다. 중요한 건 일단 쓰는 것이다. 예전에는 그렇게 살았고, 지금은 다소 멈춰 있었지만, 변했으니 다시 변할 수 있다.


마무리하며


『나태한 완벽주의자』는 멋진 완벽을 꿈꾸다 멈춰버린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읽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지만, 마음을 움직이기엔 충분하다. 무언가를 다시 시작하고 싶은데 머뭇거리고 있다면, 이 책이 좋은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일단 한 걸음 내딛어보자. 작심삼일도 세 번 반복하면, 어느새 9일이다. 그러니 오늘의 작은 시작이, 내일의 변화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책 속의 한 줄

  • 각자의 삶의 여정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우리는 서로 너무나도 독특한 존재이기에, 다른 사람의 방식이나 그들이 배운 것을 단순히 따라 하는 것만으로는 자신을 이해할 수 없다. 결국, 우리는 스스로 그 여정을 떠나야만 한다. 누구도 우리가 여정에서 무엇을 마주하게 될지, 그 도전에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미리 알려줄 수 없다.
  • 즉, 우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활동에 의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 가치란 당신에게 본질적으로 의미 있는 삶의 태도와 행동 방식을 의미한다.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평생 동안 어떤 자질을 지니고 살고 싶은지 곰곰이 생각해보라.
  • 묘비명 작성 연습 - 이 활동은 당신이 진정으로 소중히 여기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그렇지 않은 잡음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다. 방법은 간단하다. 당신의 묘비나 부고에 어떤 말이 쓰이길 원하는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 죽는다면 그것에 어떤 말이 쓰일지 비교해 보라.
  • 가치는 목표와 다르다는 것을 기억하라. 목표는 과거나 미래에 존재하는 특정 성취를 의미하는 반면, 가치는 현재의 행동을 이끄는 지속적인 신념이다. 가치는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며, 인생 전반에 걸쳐 계속 존재하면서 상황 변화에 따라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되고 발전해 나간다.
  • 어떤 일을 끝내지 못하는 이유가 단순한 게으름이 아니라, 깊은 내면에서 그것이 진정 원하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수용이다. 현재의 감정과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만 자신이 진짜로 이 과정을 끝까지 밀고 나가야 하는지,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방향을 고민해야 할지를 분명히 알 수 있다.
  • 단순함이 성공을 만든다. 목표를 분명히 설정하고, 나머지 불필요한 것들은 모두 제거하라. 중요하지 않은 것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라. 불필요한 것들을 줄이면 줄일수록, 정말로 가치 있는 일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을 수 있다. 사소한 것들에 발목 잡히지 말라. 중요하지 않은 것을 최적화하려고 애쓰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결국 중요하지 않다면 더 잘하려고 애쓰지 말고, 그냥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 우리의 몸은 지혜롭게도, 언제 휴식이 필요한지 분명하게 신호를 보낸다. 이 신호에 귀를 기울인다면, 졸음, 집중력 저하, 허기, 산만함과 같은 현상을 단순히 절제력 부족으로 치부하지 않고,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제대로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 목표는 ‘SMART’해야 한다. 즉, 구체적(Specific)이고, 측정 가능(Measurable)하며, 실현 가능(Achievable)하고, 관련성(Relevant)이 있으며, 명확한 기한(Time-bound)이 있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목표를 다시 정리하여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지, 어떻게 성취 여부를 확인할 것인지, 목표가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언제까지 달성할 것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
  • 상위 25개 목표를 작성하라. 평생 이루고 싶은 목표 25개를 작성해보자. 시간을 충분히 들여 목표를 꼼꼼히 떠올려 보고, 큰 범위에서 시작해 점자 구체적으로 좁혀 나가자. 예를 들어, 한 해 동안 실현 가능한 목표로 구체화하면 더욱 관리하기가 쉬워진다.